28년생 박필근. 그에게는 ‘정겨움’이 묻어난다. 텃밭을 가꾸고 화투를 치며 즐거워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활동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는 순간에도 그의 주변에는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2021 기림의 날 특집]을 준비하며 박필근의 다양한 일상 풍경을 모아보았다. 경북 포항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와 연이 깊은 포항여성회로부터 사진을 제공받아 그 삶을 들여다봤다. 삶의 고단함을 버텨낸 온화하고도 강인한 얼굴과 단단한 손이 마음에 남는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또 하나의 이름, 박필근. 모쪼록 그의 건강한 웃음을 오래도록 보고 싶다. 남은 생에 따사로운 햇볕과 선선한 바람이 늘 함께 하기를.
[2021 기림의 날 특집] 박필근을 만나다
1. [논평] 박필근을 기억하다
2. [포토스토리] 사진으로 만나는 박필근
3. [에세이] 소중한 우리 할머니, 박필근 - ‘시간과 기억을 잇다’
4. 우리 모두가 ‘박필근’이다-창작판소리 ‘박필근뎐’과 솔직히 말해서 판소리 ‘나비가 그랬어’ 창작노트
이 귀한 것을 먼 길 온 손님들에게 아낌없이 나눠 주시는 할머니.
“더 가져가소, 가가 농갈라 묵으세이~”(더 가져가세요. 가서 나눠들 드세요.)
결국 무성했던 상추밭은 초토화가 되지만 더 줄 것이 없는지를 찾는 할머니의 손은 바쁘기만 하다.
“할매요! 할매 손이 보통 손이 아이시더~~ 할매 손 한번만 찍어 보시더!”
“아이고 손은 말라꼬~” 하시면서 보기 좋게 손을 펼쳐 놓으셨다.
할머니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손, 삶을 지탱해 준 고마운 손.
할머니의 이 위대한 손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
사진제공: 포항여성회
편집: <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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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우리 할머니, 박필근 - ‘시간과 기억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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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가 ‘박필근’이다 - 창작판소리 ‘박필근뎐’과 솔직히 말해서 판소리 ‘나비가 그랬어’ 창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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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림의 날 특집] 웹진 <결>은 202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박필근’을 기억합니다. 지역 창작자들이 함께 모여 만든 판소리 <박필근뎐>과 <나비가 그랬어>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 글쓴이 포항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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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성차별, 불평등, 부조리를 없애나가며, 여성 인권에 관한 다양한 지원과 함께 여성의 시각으로 우리사회의문화와 민주주의 이념에 입각한 평등, 자유, 박애를 실천하고 건강한 시민사회 수립을 위한 시민사업을 전개하고자하는 여성운동단체.
1995년 5월 12일 창립하여, 여성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왔으며, 최근에는 '박필근 할머니 구술생애 조사활동 및 구술생애사 자료집 제작' 및 창작 판소리 <박필근뎐>을 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