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항상 내가 짐이라 느끼게 하죠”1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Committee on the Elimina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가 필리핀 당국에 일본군 위안소가 있었던 바하이 나 풀라(Bahay na Pula, 또는 ‘Red House’) 터를 보존할 수 있는 기념관을 만들거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및 생존자들을 추모하고 이들의 정의를 향한 투쟁을 기릴 공간을 따로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말라야 롤라스(Malaya Lolas)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일본 점령군이 시행한 성 착취적 ‘위안부 제도’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의 모임이다.2 CEDAW는 필리핀 정부가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 사회적 지원, 인정을 거부함으로써 피해자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3
1944년 11월 23일 당시 팜팡가 주 산일데폰소에 주둔 중이던 일본 제국군 사령부에 강제로 끌려갔다고 증언한 피해자들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이사벨리타 C. 비누야(Isabelita C. Vinuya), 빅토리아 C. 델라 페냐(Victoria C. Dela Peña), 헤르미니힐다 마님보(Herminihilda Manimbo), 레오노르 H. 수마왕(Leonor H. Sumawang), 칸델라리아 L. 솔리만(Candelaria L. Soliman), 마리아 L. 킬란탕(Maria L. Quilantang), 마리아 L. 마지사(Maria L. Magisa), 나탈리아 M. 알론조(Natalia M. Alonzo), 루르데스 M. 나바로(Lourdes M. Navaro), 프란시스카 M. 아텐시오(Francisca M. Atencio), 얼린다 마날라스타스(Erlinda Manalastas), 타르실라 M. 삼팡(Tarcila M. Sampang), 에스테르 M. 팔라시오(Ester M. Palacio), 막시마 R. 델라 크루즈(Maxima R. Dela Cruz), 벨렌 A. 사굼(Belen A. Sagum), 펠리시다드 투를라(Felicidad Turla), 플로렌시아 M. 델라 페냐(Florencia M. Dela Peña), 유제니아 M. 랄루(Eugenia M. Lalu), 줄리아나 G. 마가트(Juliana G. Magat), 세실리아 산구요(Cecilia Sanguyo), 아나 알론조(Ana Alonzo), 루피나 P. 말라리(Rufina P. Mallari), 로사리오 M. 알라르콘(Rosario M. Alarcon), 루피나 C. 굴라파(Rufina C. Gulapa), 조일라 B. 마날루스(Zoila B. Manalus), 코라존 C. 칼마(Corazon C. Calma), 마르타 A. 굴라파(Marta A. Gulapa), 테오도라 M. 에르난데스(Teodora M. Hernandez), 페르민 B. 델라 페냐(Fermin B. Dela Peña), 마리아 델라 파즈 B. 쿨랄라 (Maria Dela Paz B. Culala), 에스페란자 마나폴(Esperanza Manapol), 후아니타 M. 브리오네스(Juanita M. Briones), 베르지니아 M. 게바라(Verginia M. Guevarra), 막시마 앙굴로(Maxima Angulo), 에밀리아 상길(Emilia Sangil), 테오필라 R. 푼잘란(Teofila R. Punzalan), 자누아리아 G. 가르시아(Januaria G. Garcia), 페를라 B. 발링기트(Perla B. Balingit), 벨렌 A. 쿨랄라(Belen A. Culala), 필라르 Q. 갈랑(Pilar Q. Galang), 로사리오 C. 부코(Rosario C. Buco), 가우덴시아 C. 델라 페냐(Gaudencia C. Dela Peña), 루피나 Q. 카타쿠탄(Rufina Q. Catacutan), 프란시아 A. 부코(Francia A. Buco), 파스토라 C. 게바라(Pastora C. Guevarra), 빅토리아 M. 델라 크루즈(Victoria M. Dela Cruz), 페트로닐라 O. 델라 크루즈(Petronila O. Dela Cruz), 제나이다 P. 델라 크루즈(Zenaida P. Dela Cruz), 코라존 M. 수바(Corazon M. Suba), 에메린시아나 A. 비누야(Emerinciana A. Vinuya), 리디아 A. 산체스(Lydia A. Sanchez), 로잘리나 M. 부코(Rosalina M. Buco), 파트리샤 A. 베르나르도(Patricia A. Bernardo), 루실라 H. 파야왈(Lucila H. Payawal), 막달레나 리와그(Magdalena Liwag), 에스테르 C. 발링기트(Ester C. Balingit), 호비타 A. 다비드(Jovita A. David), 에밀리아 C. 망길리트(Emilia C. Mangilit), 베르지니아 M. 방기트(Verginia M. Bangit), 길레르마 S. 발링기트(Guilerma S. Balingit), 테레시타 팡길리난(Terecita Pangilinan), 마메르타 C. 푸노(Mamerta C. Puno), 크리센시아나 C. 굴라파(Crisenciana C. Gulapa), 세페리나 S. 투를라(Seferina S. Turla), 막시마 B. 투를라(Maxima B. Turla), 레오니시아 G. 게바라(Leonicia G. Guevarra), 로살리나 M. 쿨랄라(Rosalina M. Culala), 카탈리나 Y. 마니오(Catalina Y. Manio), 마메르타 T. 사굼(Mamerta T. Sagum) 및 카리다드 L. 투를라(Caridad L. Turla).
이들은 바하이 나 풀라(레드 하우스)에 최소 하루에서 길게는 3주까지 구금되어 있었고, 강간을 비롯한 성폭력, 고문, 비인도적인 구금 환경에 반복해서 노출되었다. 모든 여성들이 신체적 부상, 외상 후 스트레스, 생식 능력의 영구적 손상, 인간 관계와 사회적 지위에 미친 피해 등 장기적인 결과를 감내해야 했다.4
필리핀 대법원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인정했다: “‘위안부’로서의 일상은 ‘극도의 비참함’ 그 자체였다. 일본군은 피해자들을 작은 칸막이로 나뉘어진 병영식 숙소로 강제로 끌고가 하루에 최대 30명의 군인과 함께 생활하고, 잠을 자고, 성관계를 맺도록 강요했다. 각 병사와의 성관계에 할당된 30분은 여성들에게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공포의 시간이었다. 질병 역시 만연했다. 군의관들은 정기적으로 여성들을 검진했지만 그 목적은 성병의 확산을 막기 위함이었고, 군인들이 빈번히 가한 담배 자국 화상, 타박상, 총검에 의한 자상, 심지어 골절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종전까지 살아남은 여성은 30%도 되지 않았다. 생존자들은 이후에도 ‘위안부’ 생활에서 비롯된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상처를 안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했다. 집으로 돌아갔지만 가족에게서 배척당하거나, 자살한 이들도 있었고, 수치심에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G.R. 제162230호, 2010년 4월 28일]
그러나 대법원 판결문은 다음의 입장을 확인했다. “청원 사유에는 물론 깊이 공감하며, 일본군에게서 청원인들이 겪은 상상을 뛰어넘는 공포는 감히 이해할 수조차 없을 정도다. 또한 법의 기본 원칙에 명백히 위배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청원인들이 적절한 재판을 통해 가해자에 맞설 구제책이 없어 보인다는 점에도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필리핀 정부가 국민을 기본적 인권 침해에서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점은 자명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대법원에는 행정부에 청원인 요구를 수용하도록 명령할 권한이 없다. 대법원 권한은 행정부가 청원인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촉구하고 권고하는 데 한정된다.”5
말라야 롤라스는 대법원에 2010년 4월 28일의 결정을 재고하고 “(1)필리핀 ‘위안부’들에게 자행된 강간, 성노예화, 고문 및 기타 모든 형태의 성폭력은 국제관습법상 반인도적 범죄이자 전쟁범죄이며, (2)필리핀과 일본 간의 평화 조약이 ‘위안부’ 대일본 배상 청구권 포기와 관련해 구속력을 지니지 않음을 선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말라야 롤라스는 또한 대법원에 필리핀 외무부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장관에게 ‘위안부’ 피해자들의 대일본 공식 사과, 법적 및 기타 배상 청구 지지를 명령해 줄 것”을 청원했다.6
안타깝게도 필리핀 대법원은 재심 및 재심 보충 신청을 근거 부족을 들어 기각했고[G.R. 제162230호. 2014년 8월 12일] 이에 따라 말라야 롤라스는 CEDAW에 진정을 제기한다.
“조용한 속박의 고통”
나탈리아 알론조(Natalia Alonzo) 외 23명의 필리핀 여성은 CEDAW 제84차 회기(2023년 2월 6일-24일) 기간 브렌다 아키아(Brenda Akia), 히로코 아키즈키(Hiroko Akizuki), 마리온 베델(Marion Bethel), 레티시아 보니파즈 알폰조(Leticia Bonifaz Alfonzo), 랑지타 데 실바 데 알위스(Ms. Rangita De Silva de Alwis), 코린느 데트메이어-베르뮐렌(Corinne Dettmeijer-Vermeulen), 에스더 에고바미엔-음셸리아(Esther Eghobamien-Mshelia), 힐러리 그베데마(Hilary Gbedemah), 야밀라 곤잘레스 페레르(Yamila González Ferrer). 다프나 하케르 드로르(Dafna Hacker Dror), 날라 하이다르(Nahla Haidar), 달리아 레이나르테(Dalia Leinarte), 마리안느 미코(Marianne Mikko), 마야 모르시(Maya Morsy), 아나 펠레즈 나르바에스(Ana Pelaez Narvaez), 반다나 라나(Bandana Rana), 로다 레독(Rhoda Reddock), 엘군 사파로프(Elgun Safarov), 나타샤 스토트 데스포자(Natasha Stott Despoja) 및 제노베바 티세바(Genoveva Tisheva) 위원이 참여한 심리에서 진술했다.
이들은 진정을 통해 필리핀 정부에 “성폭력을 포함한 전쟁 범죄 피해자에게 모든 형태의 구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효과적이고 전국적인 배상 제도를 수립하되, 피해 인정, 사회적 혜택 및 기타 지원 조치에 있어 참전 용사인 남성과 전시 성노예 생존자인 여성 모두에게 동등한 접근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적용 가능한 필리핀 내 사회 보장 시스템(Pantawid Pampamilya, GSIS, SSS, PhilHealth, Pag-Ibig Fund, AFPSLAI 등)을 고려하면 이는 불가능한 요구가 아니다. 넘어야 할 장벽은 경제 당국자들의 신자유주의적 성향이다.
이미 놓친 기회가 있다면 하원 법안 9046호, 즉 ‘위안부’ 배상 및 혜택 법안(2019년에 필리핀 상원에 제출)으로, 법안이 통과되었다면 ‘위안부’ 피해자에게 월 3,000페소의 연금과 전액 무료 의료 보험이 제공되었을 것이다. 또한 필리핀재향군인청(Philippine Veterans Affairs Office)이 ‘위안부’ 피해자에게 연금을 지급하고, 사회복지개발부가 이들 여성들이 과거 일본군에 의해 겪은 시련뿐 아니라 공개적인 증언대에 서는 데 따른 고통과 아픔을 고려해 적절한 상담과 안내 프로그램을 마련하게끔 규정이 이뤄졌을 것이다.7
이보다 앞선(10년 전) 제16대 의회에서는 피아 카예타노(Pia S. Cayetano) 의원이 상원 법안 331호, 즉 ‘위안부’ 피해자에게 연금 및 의료 혜택을 제공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한 적이 있다.8 하지만 이 법안 역시 통과되지 못했다.
문화 프로그램의 영역을 살펴보면, 필리핀 문화원과 9개의 상주 단체는 자유롭게 말라야 롤라스 소속 회원들의 문제를 다룰 수 있고, 필리핀 국립역사위원회와 박물관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도 놓친 기회가 있었다. 가브리엘라당 소속 의원인 알린 브로사스 의원(Arlene Brosas)과 에미 데 헤수스(Emmi De Jesus) 의원이 작성하고, 베르나데트 에레라-디(Bernadette Herrera-Dy) 위원장이 이끄는 하원 여성및성평등위원회에서 2019년 가결한 하원 법안 372호가 그것이다. 법안은 여성의 국가 발전 공헌을 기리는 정부 정책의 이행 차원에서 국립 필리핀 여성 박물관의 설립을 이끌어냈을 것이다.9
필리핀 정부의 제9차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이행 정기 보고서에서는 안전 공간법과 우편 주문 배우자 방지법이 소개되고 있으나, ‘위안부’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관련 질의에 필리핀 여성위원회는 공감 수준의 성명을 내놓았다.
‘위안부’ 문제에 가장 일관된 입장을 취해 온 것은 필리핀 인권위원회로, 동 위원회는 5년 전 평화의 소녀상(Statue of Peace)이 의문리에 철거된 사건을 개탄한 바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 역사 속 투쟁을 기억하고 기리고자 세워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인권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의 고통과 투쟁을 추모하는 기림비가 한밤 중에 몰래 철거된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우리의 역사 의식과 국가 정체성에 대한 강탈과 같습니다.”
“사적 공간으로의 소녀상 이전은 오랜 세월 숨죽여 지내다 마침내 용기를 내어 어둠에서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존엄성을 되찾고자 그들 인간성에 가해진 범죄에 대한 배상을 요구한 필리핀 여성들의 기억을 모욕하는 행위입니다. 이 기림비는 우리 과거의 암울한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필리핀 여성의 존엄성이 다시는 어떤 방식, 형태, 표현으로든 짓밟히고 훼손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위안부’ 할머니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십 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현재 생존해 계신 분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 분들의 존엄성을 기리기 위해 우리는 사람들의 의식뿐만 아니라 필리핀 역사에서 이분들을 지우려는 시도에 저항해야 합니다.”10
인권위는 최근 CEDAW의 판결에도 발 빠르게 응답했다. “필리핀의 독립적 국가 인권 기관으로서 인권위는 필리핀 정부가 특히 피해자들이 입은 신체적, 정신적, 물질적 피해와 권리 침해의 심각성에 비례하여 ‘인정과 구제, 공식 사과, 물질적·정신적 손해 배상을 포함한 완전한 배상’을 제공하라는 CEDAW의 권고 사항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이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행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의 추구는 금전적 배상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인권위는 ‘위안부’들의 존엄성을 온전히 인정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마닐라만에 세워졌으나 2018년에 철거된 평화의 소녀상을 다시 세워 필리핀 ‘위안부’의 이야기와 투쟁을 기리고 전쟁의 폭력성에 대한 혐오를 상기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하는 바입니다.”11
그러나 대통령궁 홍보실 발표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최근 CEDAW 판결에 유의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밝혔다.12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뉴욕에서 열린 제67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67) 회의에서 마르가리타 구티에레즈(Margarita Gutierrez) 필리핀 내무부 차관은 온라인 아동 성학대 및 착취 방지법과 아동 성학대 및 착취물 방지법에 대해 논했으나, ‘위안부’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13
필리핀 행정부가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것은 CEDAW의 판결 하루 뒤로, 헤수스 크리스핀 레물라(Jesus Crispin Remulla) 법무부 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의회 지도자들과 필요한 법안에 관해 논의할 계획임을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이 일을 계속해나가야 하며, 이는 우리의 국제적 의무이자 우리에게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잘 알려진 역사에 관한 일입니다. 정의의 실현을 더는 미룰 수 없으며(kasi ilan na lang nabubuhay sa kanila kaya sana mahabol pa natin), 이는 생존자들 중 소수만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이들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kung kaya pang habulin ‘yung tulong, ihabol natin).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돈이란 극히 적은 보상에 불과할 것입니다. 돈은 이들 생존자들에게 일어났던 일을 결코 보상할 수 없습니다.”14
이러한 노력에 더해, 라울 바스케스(Raul Vasquez) 법무부 차관과 포괄적 ‘위안부’ 배상 정책을 다루는 연구 그룹은 모든 고등 교육 기관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필리핀 역사를 교육하도록 의무화한 하원 법안 5719호의 접근법을 통해 CEDAW 위원회의 다섯 번째 권고(중등 대학교육을 포함한 모든 교육 기관의 교과 과정에서 전시 성노예제의 필리핀 여성 피해자/생존자 역사를 주류로 다룰 것)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동 법안은 상원으로 이관되었으며, 법으로 제정될 경우 일본 점령군에 맞서 연합군이 반파시스트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한 필리핀 군인들의 영웅적 업적을 후대에 전달할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애국심과 민족주의의 가치를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 역사 속 주인공들의 역할에 대한 가르침에는 분명 ‘위안부’와 그 정의 실현 운동에 관한 내용 역시 포함될 것이다.15
일제 강점기 필리핀 게릴라 부대에 대한 역사적 정보를 보존, 수집, 연구, 해석해 온 헌터스-ROTC역사학회(Hunters-ROTC Historical Society)는 이 법안 초안 작성에 참여하고 법안 통과를 위한 로비 활동을 전개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군‘위안부’라는 현실 인식이 제2차 세계대전 연구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다시 요약하자면, 2023년 3월 9일 유엔 CEDAW는 필리핀 정부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일본군에 의한 전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을 모색하지 않았으며, 이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에 따른 의무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러한 결정은 비정부기구(NGO)인 말라야 롤라스 회원 24명이 제기한 진정에 대한 응답으로 이루어졌다. 생존자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의미 있는 배상을 위한 필리핀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가 긴요하다. 리사 혼티베로스(Risa Hontiveros) 상원의원은 2023년 3월 13일, 필리핀 정부가 CEDAW에 따른 협약 의무를 즉각 이행하고 ‘위안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정당하고 의미 있는 배상을 제공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 539호를 제출했다.
제19대 필리핀 의회와 마르코스 주니어 행정부가 유엔 권고 사항을 이행하기를 고대하며, 지금까지도 필자와 제자들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글로벌 정의 실현 운동과 관련한 필리핀 관료들의 지식, 태도 및 실천적 행동을 주제로 인터뷰를 지속하고 있다.
가수만큼 노래에도 집중한다면
네이버후드 브랫츠(Neighborhood Brats)의 앨범 ‘Claw Marks(발톱 자국)’에 수록된 곡 ‘Comfort Woman(위안부)’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다: “단둘일 때 당신은 여전히 같은 식으로 날 대하죠. 당신의 기분을 낫게 해줄 ‘위안부,’ 난 아니에요, 난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That doesn't change the way you treat me when we are alone, A "Comfort Woman" to make you feel all right,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When you talk, you say “I'm sorry”
You make me feel like I'm a burden all of the time
말할 때 “미안해”라고는 해도
당신은 항상 내가 짐이라 느끼게 하죠
A comfort woman to make you feel alright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A comfort woman when she is not around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당신의 기분을 낫게 해줄 ‘위안부’
난 아니에요, 난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
그녀가 없을 때 난 ‘위안부’
난 아니에요, 난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
Suffering in silent bondage
That don't change the way you treat me when we are alone
조용한 속박의 고통
단둘일 때 당신은 여전히 같은 식으로 날 대하죠
A comfort woman to make you feel alright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A comfort woman when she is not around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당신의 기분을 낫게 해줄 ‘위안부’
난 아니에요, 난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
그녀가 없을 때 난 ‘위안부’
난 아니에요, 난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
A comfort woman to make you feel alright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A comfort woman fights the war at home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당신의 기분을 낫게 해줄 ‘위안부’
난 아니에요, 난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
집에서 전쟁을 치르는 ‘위안부’
난 아니에요, 난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I'm not the one
그건 내가 아니에요
그건 내가 아니에요
그건 내가 아니에요
그건 내가 아니에요
네이버후드 브랫츠(Neighborhood Brats)의 앨범 ‘Claw Marks(발톱 자국)’에 수록된 곡 ‘Comfort Woman(위안부)’ 가사 전문
각주
1. 이 글의 소제목들은 말미에 인용된 네이버후드 브랫츠(Neighborhood Brats) 밴드의 곡 ‘위안부(Comfort Woman)’ 가사에서 따왔다.
2. https://www.ohchr.org/sites/default/files/Documents/Issues/Truth/CallLegacyColonialism/CSO/Center-for-International-Law-Manila.pdf
3. https://www.ohchr.org/en/press-releases/2023/03/philippines-failed-redress-continuous-discrimination-and-suffering-sexual
4. https://news.un.org/en/story/2023/03/1134317
5. https://www.officialgazette.gov.ph/2010/04/28/vinuya-v-executive-secretary-g-r-no-162230-april-28-2010/
6. https://elibrary.judiciary.gov.ph/thebookshelf/showdocs/1/57390
7. https://mb.com.ph/2019/02/18/move-to-grant-pension-health-benefits-for-comfort-women-gains-ground-in-house/
8. https://issuances-library.senate.gov.ph/bills/senate-bill-no-331-16th-congress-republic
9. https://www.congress.gov.ph/press/details.php?pressid=11176&key=women
10. https://chr.gov.ph/statement-of-the-chr-on-the-removal-of-the-comfort-women-statue/]
11. https://chr.gov.ph/statement-of-the-commission-on-human-rights-supporting-the-call-for-the-philippine-government-to-provide-reparation-for-the-suffering-and-continuing-discrimination-experienced-by-comfort-women/
12. https://www.pna.gov.ph/articles/1197151
13. https://pco.gov.ph/news_releases/pbbm-admin-sets-up-measures-safety-nets-to-protect-promote-welfare-of-ph-women/
14. https://www.pna.gov.ph/articles/1197111
15. https://www.congress.gov.ph/press/details.php?pressid=12289&key=II
- 글쓴이 버나드 카르가닐라(BERNARD KARGAN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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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이다. 2019~2021년 필리핀대학교 우수교육 및 연구 전문가 의장 상을 수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문 연구자로 역사문제를 연구하면서 필리핀 저널 ‘말라야 비지니스 인사이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